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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코로나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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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4-26 09:13 조회4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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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제발 산소 좀”… 길거리서 죽어가는 인도 코로나 환자들

조종엽 기자 입력 2021-04-26 03:00수정 2021-04-26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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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매일 30만 ‘최악의 인도’
요양원서 산소 공급 24일 인도 뉴델리의 요양원 외부에서 남성 환자가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요양원은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일정 시간씩 무료로 공유 산소탱크를 쓰도록 했다. 뉴델리=AP 뉴시스
“산소, 산소, 산소를 줄 수 있습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최근 환자 가족들의 이 같은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중증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의료용 산소가 제때 공급되지 않은 탓이다. 외신에 따르면 산소 부족으로 대형 병원에서 하루에 환자 수십 명이 사망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환자 3명이 동시에 산소통 1개를 나눠 쓰고 있는 사진이 현지 신문 1면에 실렸다. 환자 가족들이 병원 창고에서 산소통을 훔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주(州) 당국은 “산소통 공급을 방해하는 사람은 교수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인도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다. 소셜미디어에는 병원 복도와 로비에 놓인 병상 1개에 환자가 2명씩 누워 있는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병상이 없어 사망한 환자의 유족들이 병원 앞에서 울부짖고 있다. 입원하지 못해 집에 머물고 있는 이들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산소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다. 영국 BBC는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숨 쉬는 것마저 사치가 돼 버렸다”고 24일 전했다.

공터에선 대규모 화장 같은 날 최근 급히 화장장으로 개조된 뉴델리의 한 공터에서 대규모 공동 화장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인도에서는 사망자 급증으로 화장터가 꽉 차 공동 화장, 화장터 밖 화장 등이 이뤄지고 있다. 뉴델리=AP 뉴시
주요 도시의 화장장은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하기 위해 밤낮으로 가동되고 있다. 그런 탓에 서부 구자라트주의 한 화장장은 굴뚝 일부가 녹아내릴 정도였다고 BBC는 전했다. 유족들은 밤을 새우면서 화장 순서를 기다린다. 지난해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하루 8∼10구의 시신을 화장했던 델리 북동부의 한 화장장은 최근 들어 하루 78구를 화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화장된 시신의 수로 추정하면 코로나19 사망자가 정부 발표보다 10배는 많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인도의 코로나19 피해가 이처럼 심각해진 것은 인도 정부의 오판과 이에 따른 방역 긴장 해이 등이 빚은 총체적 실패의 결과물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구 14억 명인 인도의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해 9월 중순 9만3000여 명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해 올 2월 11일에는 9000명대로 떨어졌다. 미국 미시간대 생물통계학자인 브라마르 무케르지는 2월 중순 “인도는 확진자 수가 적은 지금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도 당국은 오만했다. 인도 보건부 장관은 3월 초 코로나19와의 싸움이 “막판에 있다”고 선언했다. 백신 공급에도 여유를 부렸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하던 백신 제조 대국 인도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되자 이를 ‘백신 외교’에 활용했다. 인도는 올 1월 이후 최근까지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회분 이상을 해외에 원조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백신 구루(스승)’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인도 정부는 올 7월까지 2억5000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최근에야 1억 명을 넘겼다. BBC는 “확진자 감소세가 정부의 접종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느긋한 대처에 국민들도 마음을 놓았다. 이달 열린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에는 12일 하루 300만 명 이상이 몰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갠지스 강물에 몸을 담갔다. 2월 말에는 전체 유권자 수가 1억8600만 명에 이르는 지방선거가 5개 주에서 있었다. 유세 현장마다 수천∼수만 명이 몰려 ‘거리 두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BBC는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창궐했다.

뉴델리의 방역 봉쇄령은 19일 시작돼 26일까지로 예정됐지만 다음 달 3일까지로 일주일 연장됐다. 각 주 정부는 백신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고, 인도 정부는 수출용 백신을 국내용으로 돌리고 있다. 외국의 지원이 절실한 인도는 국경 분쟁으로 유혈 사태까지 벌인 중국의 손길이라고 쉽게 마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중국은 인도의 필요에 따라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24일 “인도 정부 및 의료 종사자들을 추가로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인 고위급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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